【세상이야기 = 김혜림 기자】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정회석의 심청가>가 오는 6월 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문화재청이 정회석 명창(사진)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인정한 이후 강산제 '심청가'로 선보이는 첫 완창 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회석 명창은 정재근-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지는 판소리 명창 집안 출신으로, 서편제와 동편제를 집대성한 판소리 유파인 보성소리의 전통을 4대째 이어받았다. 아버지 정권진 명창에게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를, 성우향 명창에게 ‘춘향가’를 사사하며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익히면서 자신만의 소리 세계를 만들어 왔다.
그는 보성소리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고제(古制) 창법을 잘 구사하면서 매우 낮은 소리인 중하성(重下聲)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위원으로 전통 소리의 맥을 올곧게 지켜나가고 있는 그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창작 작업을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판소리 ‘심청가’는 다섯 바탕 중에서도 슬픔을 토로하는 극적인 대목이 많고 예술성이 뛰어난 것으로 손꼽힌다. 이에 능숙한 소리꾼도 전 바탕을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음악적 숙련을 요하는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번 무대에서 정회석 명창이 선보이는 소리는 강산제 ‘심청가’다. 강산제는 서편제의 시조로 알려진 박유전 명창이 전남 보성군 강산마을에서 여생을 보내며 창시한 유파로 서편제의 구성짐과 동편제의 웅장함이 어우러지며, 맺고 끊음이 분명해 절제된 소리가 특징이다.
불필요한 아니리(사설의 내용을 일상적인 어조로 말하듯이 표현하는 것)를 줄여 소리 자체의 미감을 살리는 데 주력하며, 음악적 형식미와 이면에 맞게 잘 짜인 소리 구성, 절제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것이 강산제 '심청가'다.
정회석 명창은 ‘심청가’의 애절한 정서를 통성으로 노래하며 인물의 적막한 심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특히 ‘시비따라’ 대목은 명창의 우아하고 기품 있는 정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손꼽힌다.
정 명창과 더불어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상임단원 조용복과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단원 정준호가 고수로 함께하며, 판소리 연구가 배연형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작품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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